“원래 조상 제사는 기일(忌日)에 지내는 "기제사"를 일컫는 것이었고, 차례(茶禮)는 제사가 아니라 명절을 맞아 조상에게 알리는 의식

 

제사 지내는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음식 준비는 간소하게, 제사의 횟수 또한 줄어들고 있다

제사가 달라지고 있다.

음식 준비는 간소하게, 제사의 횟수 또한 줄어들고 있다

 

제사가 달라지고 있다. 음식 준비는 간소하게, 제사의 횟수 또한 줄어들고 있다. 아들딸 구별 없이 순번제로 제사를 모시는 집도 늘고 있다. 여행지에서 약식으로 제사를 올리는 ‘콘도 제사’와 ‘호텔 제사’ 또한 익숙해진 풍경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지나친 실리주의’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제사 또한 문화의 일부인 만큼 현대사회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제사에 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에 사는 결혼 8년 차 주부 김은정 씨는 명절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다. 시댁이 제사를 없앴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시댁 어른들은 조상의 묘지를 모두 없애고 화장해 충청남도 보령에 있는 납골당에 합동으로 모셔 두었고 시할아버지의 기일에만 가족들이 모여 간단히 추모식을 지내는 형태로 바꿨다.

김 씨는 “추석에도 가족들이 모이지만 각자 집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나눠 해오기로 했기 때문에 음식 장만 하느라 겪는 스트레스도 별로 없다”고 했다.

친정 부모님 또한 2년 전부터 제사를 작은집으로 옮겼고 제사권과 함께 유산의 일부분도 넘겨주게 돼 가족 간의 불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 서울 구로구 온수동에 사는 결혼 2년 차 주부인 백민정 씨는 명절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아버님이 아들 형제 가운데 막내여서 제사는 큰집에서만 드리고 나머지 식구들은 제사에 참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부산에 있는 시댁에 가면 음식 장만은 전혀 하지 않고 회를 떠서 먹거나 외식하고 이후에는 영화관이나 찜질방 등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백 씨는 “이번 추석엔 시부모님, 형님 식구들과 부산 대신 경주의 호텔에서 모이기로 했다”며 “명절을 휴가처럼 즐길 수 있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제사 문화가 변하고 있다. 제사 변화의 주체는 대개 며느리에서 시어머니로 올라 서게 된 50, 60대 주부들이다. 자신은 그간 참아 왔지만 ‘제사 스트레스’를 아들 대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들은 일찌감치 제사를 거부하고 벌초·성묘 등 번거로움을 남기고 싶지 않아 아예 묘를 쓰는 대신 화장해 달라고 자녀들에게 선언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제사 및 명절을 사실상 책임져야 하는 30, 40대의 젊은 며느리들도 ‘개혁의 선봉’에 감히(그들의 표현에 의하면) 나섰다. 친척 등 가족끼리의 불화는 어느 정도 감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는 이들도 많았다.

변화의 핵심은 ‘간소화’다. 제사를 대신해 가족들끼리 모여 간단히 추모식을 열거나 장남 중심의 제사에서 벗어나 자녀들이 번갈아 가며 제사를 지내는 ‘순번제’도 늘고 있다.

여러 조상들의 ‘기제사’를 1번으로 통합하거나 절 등에 제사를 맡기는 사례도 부쩍 많아졌다. 또한 제사를 지낸다고 하더라도 예전처럼 ‘상다리가 휘어지게’ 장을 보는 대신 과일·떡 등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의 수를 줄이고 일부는 반찬 가게, 대행업체 등에서 사오거나 각자의 집에서 요리해 오는 식이다.

50~60대 중심으로 ‘제사 안 받기’ 선언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변하면 전통문화의 계승 방식도 마땅히 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제사에 대한 본래적 의미와 취지는 뒷전으로 밀리고 자식 된 도리나 책무라는 측면에서 억지로 ‘고수’하다 보면 제사는 그저 귀찮고 돈만 많이 드는 ‘식사 준비’로 전락하게 되고 가족 간의 갈등만 더해진다는 것이다.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은 “본래 조상 제사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조상을 추모하면서후 손들끼리 친목과 화합을 꾀하는 기회”라며 “생활양식의 변화, 핵가족화 등과 같이 사회가 바뀌어감에 따라 이에 부합하는 조상 제사의 현대화 모델을 수립하는 것이야말로 전통문화의 발전적 계승”이라고 했다.

김상보 대전보건대 전통조리과 교수는 17~18세기를 거쳐 유교가 정착되면서 가문 의식이 팽배해지자 조상 제사를 가문의 위세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수단으로 삼으면서 제물과 절차가 화려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자가례’와 ‘사례편람’ 등과 같이 제례 관련의 예서(禮書)에 묘사된 제사상에는 그야말로 소박하고 간소한 제물들이 차려져 있다.

이것이 바로 질박함을 추구했던 선비의 밥상이었던 것이다”며 “전통적 규범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제물의 거품을 과감히 걷어내고 제물의 가짓수를 7~9가지로 간소하게 차림으로써 전통적 제사상의 모습을 되살려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순권 국립민속박물관 박사도 제사와 차례의 상차림은 다른 만큼 의도에 맞게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래 조상 제사는 기일(忌日)에 지내는 기제사를 일컫는 것이었고 차례(茶禮)는 제사가 아니라 명절을 맞이했다는 것을 조상에게 알리는 간략한 의식이었다”며 “차례에 올리는 제물은 주과포(술·과일·포)와 시절 음식을 차리는 정도로 간단했고 술을 한 번 올리는 절차로 진행된다”고 전했다.

제사의 형식에 얽매이기보다 각자의 형편에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원은 “제사를 3대 봉사(위로 3대 증조부모까지 제사를 지내는 것)로 줄이고 제사 횟수도 축소해야 한다.

한밤중에 지내는 제사 시간도 초저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주장은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파격’적일 수 있지만 김 연구원은 “철저히 사료에 근거해 조상 제사의 현대화 모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3대 봉사로 줄이고 제사 시간도 초저녁에

 김 연구원은 현재 일반적으로 드리는 ‘4대 봉사(위로 4대 고조부모까지 제사를 드리는 것)’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선 초기에는 신분에 따라 제사가 달라 1품 이상은 3대 봉사, 7품 이상은 2대 봉사, 일반 서민은 부모 제사만 지냈는데 갑오개혁 이후 신분제가 철폐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높은 사람들만 한다는 4대 봉사’에 집착하면서 민간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전통으로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솔직히 면식 조상(얼굴을 본 적 있는 조상)의 제사에 더 애틋하다”며 “전통을 중시하는 경북 안동 지역의 종가 50여 곳 가운데 절반이 3대 봉사로 줄였고 제사 시간 또한 초저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연구원이 강조하는 것은 장남에게만 제사의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자녀들이 돌아가며 제사를 드리는 ‘윤회 봉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사에 따른 갈등 가운데 가장 민감한 부분이 ‘누가 제사를 드릴 것인지’다.

김 연구원은 “17세기 말까지 아들 딸 구분 없이 모든 자녀들이 재산을 균등하게 상속받았으며 조상 제사 역시 아들과 딸이 순번을 정해서 지냈다”며 “유교의 영향으로 장남이 제자 계승과 재산 상속의 우선권 및 독점권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1989년 친족법의 개정으로 모든 자녀에게 재산을 균등하게 상속하도록 법이 바뀐 만큼 제사권 또한 자식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딸만 있는 가정은 조선 후기까지 지속됐던 전통을 되살려 딸이 친정의 조상 제사를 이어 받아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외손봉사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사료에 따르면 율곡 이이 또한 외손봉사를 한 것으로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처럼 제사가 간소화되고는 대신 ‘제사를 왜 지내는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중심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6대 종손의 종부로 명절을 포함해 1년에 총 14번의 제사를 지낸다는 17년 차 주부이자 워킹우먼인 유정임 부산영어방송 편성제작국 국장은 “제사는 골치 아픈 집안 행사가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이어 주는 소중한 열쇠”라고 말했다.

유 국장은 “제사를 계기로 돌아가신 할아버지, 윗대 조상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 관계를 확인할 수 있어 10대인 두 아들에게 훌륭한 교육의 장이 된다”고 말했다.

이욱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은 “명절은 본래 길례에 해당한다”며 “가족이 즐거운 날인 만큼 자신의 부모(조상)에게 감사하거나 가족 간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등 힐링을 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최근 달라진 제사 트렌드에는 어떤 게 있을까.

트렌드1 음식 줄이고 종류는 파격적

먼저 제사상에 올릴 음식의 가짓수를 줄이거나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등 음식 장만에 드는 수고로움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경남 김해시에 사는 주부 오선아(59) 씨는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자연스레 제사를 모셔오게 되면서 제사의 규모를 줄였다. 자녀들이 좋아하는 전과 국 정도만 직접 준비하고 송편·생선·나물·과일 등 대부분의 음식은 3~4인분 정도만 동네의 반찬 가게 등에서 주문해 상차림을 하고 있다.

오 씨는 직접 준비하면 재료비가 더 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며느리에게 제사 준비의 스트레스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사 음식 대행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에 일반적으로 자리 잡은 ‘차례 음식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20대의 초보 주부부터 70대의 노년층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

제사 음식은 정성 들여 직접 준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대신 ‘열심히 번 돈으로 조상에게 줄 음식을 산다’는 실리주의가 더욱 굳건하게 자리 잡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커피·피자·치킨·콜라·파인애플 등 돌아가신 조상이 평소 좋아한 음식을 올리는 등 제사 음식의 경계 또한 허물어지고 있다.

유 국장은 “우리 집은 자시에 제사를 올리거나 며느리도 개량 한복을 입는 등 제사의 예법은 매우 엄격히 지키지만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은 자유로운 편”이라며 “얼마 전에는 아이들이 잘 먹는 빵을 올리기도 했다. 비싸게 샀지만 잘 안 먹게 되는 제수 음식 대신 가족들이 즐겨 먹는 것을 종종 올린다”고 했다.

트렌드2 제사상에 오른 IT 기기들

 또한 모바일 기기들이 제사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우선 차례 지내기의 복잡한 정보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해결하기도 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앱은 ‘제사의 달인’과 ‘촌수를 알려줘’다. 우선 ‘제사의 달인’은 차례의 순서와 지역별로 다른 상 차리는 방법, 지방 쓰는 법 등을 쉽게 설명해 준다.

또한 ‘촌수를 알려줘’는 명절 때에만 만나는 친척이나 시댁, 처가 쪽 식구들과의 촌수 계산, 호칭 등을 도와주는 데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에게 유용하다는 평이다.

스마트 TV를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 또한 자녀들이 해외에 있을 때에는 스마트폰의 영상통화 기능을 이용해 제사에 참여하는 사례도 더러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어느 가정의 제사상이라고 올라온 사진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제사상에 영정 사진이나 지방 대신 부모의 사진이 담긴 아이패드를 올린 채 제사를 지내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트렌드3 집 대신 ‘호텔’ ‘제사방’에서

제사의 장소 또한 다양해졌다. 여행지에서 제사를 드리는 이들이 늘면서 ‘콘도 제사’, ‘호텔 제사’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기도 했다. 명절에 가족 여행을 택한 이들은 호텔이나 콘도 근처에서 사온 음식으로 간단히 차례를 지내거나 호텔 측에서 준비한 합동 차례에 참여하고 있다.

이욱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제사 공간은 장자가 거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이것보다 망자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제사의 공간이 확장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명절에 투숙하는 손님들을 위해 15년 이상 합동 차례를 거행하고 있는 휘닉스파크 측 관계자는 “최대한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사를 지내고 있다. 명절을 맞이해 가족 단위로 여행을 오신 분들이 많은데 반응 또한 뜨겁다”며 “간단하게라도 어린 자녀들에게 제사의 형식과 의미를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돼 좋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제사 음식과 공간까지 모두 대여해 주는 ‘종합 제사 서비스 업체’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마나님’이라는 업체는 약 2년 전에 문을 열었는데,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30~ 40대 남자들, 자녀들과 왕래가 뜸한 노인들, 다른 가족들이 해외에 살고 있는 기러기 아빠 등이 주요 고객이다.

우재현 마나님 대표는 “1인 가정이 늘면서 원룸이나 아파트가 좁아 제사상을 차리기 힘든 분들이 많다”며 “이런 분들이 와서 제사를 바로 드릴 수 있도록 음식부터 의복, 지방 등 제사와 관련된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에도 이미 모든 방의 예약이 꽉 찼다고 말한 우 대표는 “자녀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배우자의 기일을 챙기러 오는 노인들도 많다. 또한 큰집에 가서 제사를 드릴 때 내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가족이 단체로 우리 업체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사 비용은 17만 원(1인실)부터 최대 33만 원(가족실) 선이기 때문에 경비 절감 차원에서 ‘제사방’을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는 것이다.

 트렌드4 위성사진 이용해 벌초 대행

벌초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벌초 대행 서비스도 해마다 늘고 있다. 도시에 사는 이들이 선산이나 고향의 묘를 찾는 게 힘들고 친척들끼리 서로 시간을 맞추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협과 산림조합이 의뢰받은 벌초 대행 건수는 4만 기가 넘는데 10년간 4배 가까이 는 셈이다. 이런 벌초 대행 비용은 묘의 위치와 크기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한 기에 7만~10만 원 수준이다. 자녀들은 고향에 직접 가지 않고도 벌초를 할 수 있고 농민들은 농외소득을 올릴 수 있어 반응이 좋다는 평이다.

2011년 오픈 마켓 최초로 11번가에서 시작한 벌초 대행 서비스는 2년 새 매출이 100% 증가했으며 재구매 비율도 60%에 이른다.

손혁재 11번가 담당자는 “올해 추석의 주문도 지난해에 비해 4배 정도 늘었다”며 “확실히 가치관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조상의 묘를 직접 다듬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방법을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는 서울·경기 지역에 한해 운영 중인데 독특한 것은 ‘위성사진’을 이용해 ‘전후’를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주소만 알려 주거나 손으로 그려준 약도를 받았을 때에는 묘지를 제대로 찾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에 위성사진을 첨부해 신청할 때에는 할인해 주며 11번가 역시 벌초의 결과는 위성사진으로 직접 전송하고 있다고 했다.

현장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결과물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반응 또한 좋다고 했다. 손 담당자는 “벌초 대행 서비스의 인기가 뜨거워 조만간 산소 관리 서비스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렌드 5 내 제사 안 받기 운동 벌여

케이에스에스(KSS)해운의 창업자 박종규전 회장(현 고문)은 일찌감치 유언장을 작성해 자녀들에게 ‘제사를 지내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 고문은 제사를 지내면 며느리들의 노고가 크다며 대신 자신의 기일에 각자의 집에 사진과 꽃 한 송이를 두고 묵념 추도만 하며 저녁에 음식점에 모여 형제간의 우의를 다지라고 당부했다.

한의사인 고은광순 씨는 몇 해 전부터 ‘내 제사 안 받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노 마이(No My) 제사’ 서명운동을 벌여 주목받기도 했다. 고 씨나 박 고문처럼 향후에 제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족들도 늘고 있다.

묘를 쓰는 대신 아예 화장 한 후 특별한 날을 정해 부부의 공동 기일을 챙겨 달라고 한다거나 제사 자체를 없애라고 당부하는 집이 많아진 것. 최근에는 대개 자녀가 한두 명 정도인 집이 많아 제사에 드는 비용 부담 또한 만만치 않고 과거보다 친척들끼리의 유대감이나 왕래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한경비즈니스 기사  <vit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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